
“현재 본인은 방사파열이고 봉합을 해도 연골판이 붙을 가능성이 없어요. 그래서 파열된 부위를 다듬는 절제술을 진행해야합니다” 제가 전문의께 들었던 말입니다. 인대도, 뼈도 끊어지거나 부러져도 붙는데 연골판은 왜 안붙는다는건지 의아했어요. 저처럼 의사로부터 봉합, 절제 등의 치료 방법을 들어도 곧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봉합을 하면 재활은 오래걸린다고 했지만 그래도 나의 연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인지라,, 절제술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자료, 저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반월상연골판의 혈관분포에 대해 찾아보니, 연골판은 혈관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구역과 그렇지 못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이 혈관 분포의 차이가 파열 후 자연치유 가능성, 수술 방법, 회복 기간을 모두 좌우한다고 합니다.
같은 크기의 파열이라도 적색 구역(혈관이 분포되어 있는 구역)에 있으면 봉합 후 치유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백색 구역(혈관이 분포되어있지 않은 구역)에 있으면 봉합을 한다해도 연골판이 스스로 아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백색 구역에 파열이 있었고 그래서 절제술을 제안하셨던 겁니다. 혈관 분포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면 전문의의 설명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내 치료 계획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6편을 준비했습니다!
적색 구역, 백색 구역에 대해 읽어보시기 전에 연골판 파열 유형이 궁금하시다면 5편 글을 참고해 주세요.
목차
반월상연골판은 왜 혈관이 적은 것일까?
대부분의 신체 조직은 혈관을 통해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습니다. 이 신체 조직들에 손상이 발생되면 혈관을 통해 치유 세포가 모여들어 조직을 복구합니다. 인대가 파열되고, 뼈가 골절되어도 결국 붙는 것은 이 혈관 네트워크 덕분입니다.
혈관 네트워크는 신체조직의 치유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반월상연골판은 그 특성상 혈관 분포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어떤 특성으로 인해 제한적인걸까요?
- 첫번째는 기능적 이유입니다.
혈관이 많은 조직은 압력에 약합니다. 반월상연골판처럼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반복적인 압력을 받는 조직에 혈관이 많게 되면 연골판의 혈관이 눌려서 기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 두번째는 발달학적 이유입니다.
태아기에는 반월상연골판 전체에 혈관이 풍부합니다. 출생 후 성장하면서 체중이 늘고 보행이 시작되면 연골판 내측부의 혈관이 점차 사라집니다. 성인이 되면 바깥쪽 1/3만 혈관이 남게 됩니다.

적색 구역 (Red Zone) : 혈관이 분포하는 구역
적색 구역이란, 반월상연골판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3등분 했을 때 가장 바깥쪽 테두리 부분을 말합니다.
적색 구역이라는 이름대로 피가 잘 통하기 때문에 붉게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슬하 동맥(무릎 뒤쪽을 지나는 아주 큰 핏줄)에서 뻗어 나온 촘촘한 혈관 네트워크가 적색 구역에 분포합니다.
적색 구역(Red Zone)의 특징
- 혈액 공급이 충분한 구역이라, 파열 후 자연치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파열 시 출혈이 발생해 혈종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 치유 반응의 시작 신호
- 봉합술로 치료 시 치유 성공률이 높은 부분입니다.
- 수술 시 혈관 재생을 유도하는 기법을 병용할 수 있습니다. (혈관 자극 처치, PRP 등)
이렇듯 반월상 연골의 바깥쪽 3분의 1은 ‘적색’ 영역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종파열로써 이 구역에 파열이 발생한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백색 구역 (White Zone) :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 곳
백색 구역이란, 반월상연골판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3등분 했을 때 안쪽에 위치한 2/3 부분을 말합니다.
백색 구역이라는 이름대로 피가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새하얗게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슬하 동맥(무릎 뒤쪽을 지나는 아주 큰 핏줄)에서 뻗어 나온 촘촘한 혈관 네트워크가 미치지 못해, 백색 구역에는 핏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백색 구역(White Zone)의 특징
- 혈액 공급이 없어 파열 후 자연치유가 불가능합니다.
- 관절액에서만 제한적으로 영양 공급받습니다.
- 봉합 후 치유 가능성 낮은편으로 → 절제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이렇듯, 적색 구역과는 반대로 반월상연골판의 안쪽 3분의 2는 ‘백색’ 영역으로 혈액 공급이 좋지 않으며 이 부위에 파열된 반월상연골판은 스스로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백색 구역은 신경도 없기 때문에 백색 부위만 파열된 경우, 통증이 없거나 매우 미미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파열이 없을거란 보장은 없는 이유입니다.
적색-백색 경계 구역 (Red-White Zone)
적색 구역과 백색 구역 사이, 경계 구역이 존재하는 구역입니다.
이 구역은 혈관이 부분적으로 분포하며, 치료 결정이 가장 어려운 영역입니다.
적색-백색 경계 구역 파열의 경우 봉합을 시도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치유 성공률이 적색 구역보다는 낮습니다.
이 경우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보조 기법이 활용됩니다.
- 혈관 자극 처치 : 혈관이 없는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어 혈관이 있는 부위의 혈액이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방법
- PRP (혈소판 풍부 혈장) 주입: 환자 본인의 피에서 상처 치유를 돕는 핵심 성분만 농축 > 이 농축액을 수술 부위에 투입해 세포 재생 촉진하는 방법
- 피브린 접착제 사용 : 우리 몸의 지혈 성분으로 만든 ‘의료용 생체 본드’를 실로 꿰맨 상처 부위에 한 번 더 덧발라, 연골판이 벌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붙어있도록 고정력을 높여주는 방법
반월상연골판 “구역별 자연치유 가능성”
| 구역 | 자연치유 가능성 | 봉합술 치유 가능성 |
|---|---|---|
| 적색 구역 | 있음 (소형 파열일 경우) | 높음 (70~90%) |
| 적색-백색 경계 | 낮음 | 중간 (50~70%) |
| 백색 구역 | 없음 | 낮음 (20~30%) |
연골판의 구역(적색,경계,백색)이 수술 방법에 미치는 영향
연골판의 어느 부위가 파열되었는지는 수술 방법 선택에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입니다.
- 적색 구역 파열 → 봉합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혈액 공급이 충분한 구역이므로 봉합 후 치유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봉합술은 연골판을 최대한 보존하므로 장기적으로 관절 건강에 유리한 방법입니다. - 백색 구역 파열 → 절제술을 고려합니다.
봉합해도 치유되지 않는 구역이기 때문에 파열된 부분을 다듬거나 제거하는 절제술이 선택되는 편입니다. 무증상 파열이거나 매우 작은 경우 보존치료만 시행하기도 합니다. - 경계 구역 파열 → 임상 판단이 진행됩니다.
나이 / 활동 수준 / 파열 크기 / 동반 손상 등을 종합하여 봉합술 또는 절제술을 결정하게 됩니다. 젊고 활동적인 환자라면 봉합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의사선생님 말씀 :
“외측 반월상연골판의 방사파열은 맞지만, 모든 방사파열이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수술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하면서 지내봅시다”
반월상 연골판의 혈관 분포와 연령의 관계
적색 구역의 크기가 나이와 함께 변합니다.
- 신생아~유아 : 연골판 전체에 혈관이 분포합니다.
- 10~14세 : 외측 1/3까지 혈관이 퇴축됩니다.
- 성인 : 외측 1/3(적색 구역)만 혈관이 존재합니다.
- 고령 : 적색 구역마저 혈관의 밀도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렇게 연령과 혈관분포는 큰 관련이 있습니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혈관분포가 축소되기 때문에 성인은 어린이의 연골판 파열때보다 자연치유가 어려운 것입니다. 성인~고령에서는 적색 구역도 혈관 공급이 저하되어 봉합 후 치유 성공률이 낮아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열된 구역이 어디인지는 어떻게 확인 하나요?
MRI로 가장 정확하게 파열된 구역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해상도 MRI에서는 파열의 위치, 크기, 모양, 주변 혈관 분포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다만 100% 확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이 결정되어 관절내시경이 진행된다면, 내시경으로 파열 부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열 부위를 탐침으로 찌르거나 당겨보아 봉합 가능 여부를 즉석에서 판단하게 됩니다.
이 글을 마치며
파열된 구역이 어디인가. 적색이냐 백색이냐. 이 한 가지 차이(구역 차이)가 치료 방향을 완전히 다르게 합니다. 피가 닿을 수 있는 곳은 회복의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스스로 아물지 못한다는 사실은 단순하지만 무릎 치료의 핵심을 관통하는 원리입니다. 이번 시리즈 6편의 글을 통해, 전문의의 설명 한마디 한마디가 조금 더 명확하게 들리셨으면 합니다.
이제 구조와 분류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했습니다. 7편부터는 본격적으로 몸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파열이 발생한 직후, 무릎은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통증의 위치, 부종이 생기는 이유, 무릎이 갑자기 잠기는 현상까지, 급성기 증상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통증을 이미 겪고 있는 분이라면, 다음 편이 가장 먼저 필요한 내용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백색 구역이 파열되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파열 크기가 작거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 보존치료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백색 구역 파열은 자연치유가 되지 않을 뿐, 반드시 증상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봉합술 후 재파열이 될 수도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봉합 후 재파열률은 약 10~25%로 보고됩니다. 재활 기간 중 봉합 부위에 과도한 압력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색 구역 파열은 수술 없이 자연치유가 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특히 파열 크기가 1cm 미만이고 안정적인 경우, 보존치료로도 자연치유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정하거나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검토하게 됩니다.
어린이의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더 잘 낫나요?
그렇습니다. 어린이는 연골판 전체의 혈관 분포가 성인의 연골판보다 풍부하기 때문에, 같은 부위 가 파열되더라도 치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혈관이 없는 백색 구역에 통증이 없을 수도 있나요?
네. 백색 구역은 신경도 없기 때문에 백색 부위만 파열이 되었을 경우, 통증이 매우 적거나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열된 연골판 조각이 관절에 걸리거나 관절 연골을 자극하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본 글은 병원 내원 시 의료진에게 확인한 대중적인 의학 정보와 일반적인 건강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